3년 만의 공주·부여 축제는 흥행면에선 성공, 뒷말은 무성
'박정현 군수 개회사' 생략 논란... 정치 성향 차로 인한 갈등 해석
공주시 도의원의 출신 단체 특혜 의혹도 제기... 셀프 수상까지

백제문화제 개막식에서 축하무대를 관람하고 있는 왼쪽부터 박정현 부여군수와 최원철 공주시장. 김다소미 기자.
백제문화제 개막식에서 축하무대를 관람하고 있는 왼쪽부터 박정현 부여군수와 최원철 공주시장. 김다소미 기자.

[공주·부여=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2022 백제문화제가 지난 10일 수십만명 관람객 방문으로 화려한 막을 내린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공주‧부여 일원에서 3년 만에 정상 개최됐으나 폐막 이후 양 지역 및 참여단체 관계에서 비롯된 뒷얘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부여] 끝내 생략된 '박정현 부여군수'의 개회사... 주객전도 논란 
외부 인사엔 10분 부여... '백제문화제 재단 vs 부여군' 해묵은 갈등 원인  

부여군에선 개막식 행사에서 주객 전도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박정현 부여군수와 최원철 공주시장이 구드레 주무대에 함께 올라 개막을 선언할 때까지만 해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곧 이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길연 충남도의회 의장 등 내빈 축사가 이어지며 축제장 분위기를 띄웠다. 

문제는 무대 연출에서 불거졌다. 

개막 선언 때는 없던 포디움(연설 단상)이 정 비대위원장 축사부터 설치됐고, 이 과정에서 정작 축제를 개최한 공주·부여 단체장의 인사말은 생략됐기 때문이다. 

개‧폐막식 무대 연출을 맡은 백제문화제 재단 관계자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개막 선언은 공주와 부여 두 단체장이 가운데 있고 양 옆으로 두 명의 사회자와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며 "가장 자연스런 모습을 위해선 포디움을 없애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 상황을 두고 공주시와 부여군 입장은 엇갈렸다. 

재단 사이에서 협의를 진행해온 부여군 관계자는 “협의 과정부터 (다른 내빈들보다) 부여와 공주 단체장에게 비중을 둬야 한다고 (분명히) 요청했다"며 "서로 이해한 바가 달랐던 것 같다. 행사 당일 단체장 인사말 시간이 빠진 것을 알고 바로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단체장이 준비한 멘트와 프롬프터(관객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연설자가 발표문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모니터)는 무용지물이 됐고, 박 군수는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니냐"는 쓴소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공주시는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번 논란이 정치적 성향 차에서 오랜기간 반복된 갈등이란 시각도 나온다. 

최원철 시장은 국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보좌관 출신, 박정현 군수는 민주당 출신 인사란 점에서 그렇다.  

시간상으론 박 군수와 최 시장, 참석 내빈 3명까지 모두 10분이 주어졌다. 

시간으로 따지면 공평해 보이지만 행사를 주최한 자치단체장의 인사말이 빠진 상황은 두고두고 뒷말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폐막식에선 이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져 최 시장과 박 군수에게 각각의 인사말 시간이 주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공주] 난데없는 지역구 도의원과 특정 단체간 특혜 시비
'셀프 수상' 비판도 잇따라... 
동료 의원 “이해충돌 소지 충분” 지적

공주시에선 이 기간 국민의힘 박기영 충남도의회 의원(공주2선거구)과 특정 단체간 특수한 관계가 알려지며 논란을 불러왔다. 

해당 단체가 충남도와 공주시의 보조금을 받아 진행한 ‘청년정책 박람회’ 부대행사가 특혜 의혹으로 뭇매를 맞았다.   

박 의원은 자신의 공식 프로필에 JC공주청년회의소 회장 출신임을 명시하고 있다. 바로 이 단체에 보조금을 편성하면서 지역 사회의 질타를 받게 됐다. 명목은 백제문화제 기간 주민숙원사업 일환이다. 

경위는 이렇다. JC공주청년회의소는 이날 ‘청년희망콘서트’와 ‘정책박람회’ 등의 부대행사를 진행하면서 백제문화제 특설 무대를 사용했다. 

스타강사 김미경 씨 강연과 가수 홍자 공연 등 청년 힐링 프로그램의 성격으로 마련했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충남·세종지구 JC청년회의소의 자체 행사인 ‘지구회원대회’와 ‘충남·세종인’ 시상식이 열리며 시민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박 의원이 ‘충남·세종인’ 상까지 수상하며 셀프 수상이란 오명도 피할 수 없게 됐다. 

JC공주청년회의소 관계자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공주시 청년들을 위해 좋은 취지로 마련된 행사에서 여러 잡음이 들렸던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박 의원의) 수상은 JC본부에서 엄격한 심사관리 후 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충남도의회 A 의원도 “박 의원의 이번 예산 편성은 누가 보더라도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하다”며 “본인 지역구를 위해 쓰는 예산이란 점은 이해하지만 본인과 연결된 단체라는 점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모 JC회원이 행사 참석 후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부정 여론이 증폭됐으나 취재 결과 해당 JC회원이 역주행 방향에 주차한 차량을 다른 음주운전 차량이 들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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